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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우기고] 어떤 소음_ 연세대학교 청소경비노동자 집회 연대기

  • 관리자 (gradyonsei2)
  • 2021-04-26 10: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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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우기고 첫번째]

 

어떤 소음_ 연세대학교 청소경비노동자 집회 연대기

 

문화인류학과 황영선

 

  금학기 대학원 행정조교 근무를 시작하면서 학교 사무실과 연구실이 위치한 백양관 북측동에 머무르는 날이 많아졌다. 지난 해 입학해 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학교에 자주 가지 못했던 터라, 새로 입학하는 기분으로 시작하는 2학기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학교의 여러 모습들을 만났다. 백양관 뒤편 산과 이어지는 곳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과 점심시간마다 이어지던 어떤 소음. 사무실에서는 잘 들리지 않는 소음이었지만, 연구실에 앉아 있다 보면 간간히 들리곤 했다. 그러다 점심식사를 하고 학생회관 앞 백양로에서 동기들과 산책을 하던 중, 연세대학교 청소노동자 집회를 보았다. 점심시간마다 들려왔던 소음은 바로 인력 충원 및 시급 인상을 요구하는 청소,경비노조 집회에서 마이크를 잡은 분회장님의 목소리였다.

 

  그렇게 ‘어떤 소음’을 인지하고 난 뒤, 이는 명확한 울림이 되어 내게 다가왔다. 11시 반부터 12시 반까지 황금같은 점심시간에 매일 학생회관 앞 백양로에서 집회를 하는 노조원 분들과 함께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연구실에 있던 대학원생분들과 같이 연대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매일매일 누적된 집회 기간은 한 달을 넘어섰다.

  분회장님이 1시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분명하게 발언을 하는 모습은 그만큼 현장에서 활동한 경험이 누적된 결과였다. 그리고 분회장님의 이 능력이 성장하기까지 얼마나 여러 경험이 누적되었을까를 생각한다. 여전히 이 능력을 무시하는 것은 누구인가를 생각한다.

  현재 연세대학교는 정년퇴직한 청소, 경비 노동자 인력 충원을 하지 않고, 시급 130원을 인상해주지 않고 있다. 그래서 백양관 입구 경비실은 언제나 비어있다. 지난 학기까지만 해도 밤 10시가 되면 혼자 공부하고 있는 연구실을 찾아와서 안부를 물어봐 주시던 경비 선생님은 이제 없다. 이제 문화인류학과 대학원생들은 무섭고 불안해서 북측동 6층에 위치한 연구실에서 늦은 시간까지 남아있지 않는다. 우리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것은 누구인가. 점심시간에 잠깐 들리는 ‘어떤 소음’일까? 연구실에서 공부할 수 있는 적절한 환경을 마련해주지 못하고 있는 학교일까?

 

  청소,경비노동자분들의 투쟁은 단순히 개인의 것이 아니다. 학교에서 조교업무를 하는 나도 노동자이고, 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노동자가 되어 살아갈 것이다. 노동하는 인간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이 ‘소음’들을 주목해야 한다. 언젠가는 이 소음이 큰 울림으로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기에. 5월을 향해가고 있는 지금, 백양로의 울림은 계속될 것이다.

 

 

 

※ [원우기고]는 원우님의 생생한 목소리를 싣는 공간입니다. 총학생회 메일(ysgsa@yonsei.ac.kr)로 대학원과 대학원생에 관련된 주제의 글을 보내주시면, 심사를 거쳐 <대학원생 소식> 게시판에 업로드합니다. 기고는 익명, 실명 모두 가능하며, 관련된 문의가 있으시다면 메일을 부탁드립니다. 원우 여러분의 다양한 목소리들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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