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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생회 안내

[총학생회는 한국어학당 강사들과 연대합니다]

  • 관리자 (gradyonsei2)
  • 2021-07-05 16: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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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우 여러분 안녕하세요.
 
제59대 연세대학교 대학원 총학생회 <스탠드>입니다.
 
최근 학내에서 한국어학당 강사들이 생계 보장과, 시간외 노동 인정 등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연세춘추 등 학내언론과, 여러 기성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습니다.
 
석박사 학위 소지자, 강사이자 연구자, 그리고 노동자로서 한국어학당 강사들이 처한 문제는 단순히 한국어학당 내부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한국어학당 강사들의 경험은, 대학원생들이 경험하는 일상과 너무나 닮아 있습니다. 대학원 안에서의 권력관계,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부당한 업무지시, 학회 동원, 연구윤리의 문제 등이 그 예입니다.
 
다른 한편, 이는 대학원생 앞에 놓인 미래이기도 합니다. 공부가 좋아서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강의와 연구를 업으로 삼았지만, 생계가 보장되지 않는 불안정 속에 놓이게 되는 것이 대학원생의 현실입니다.
 
저희 총학생회는 대학원생의 현재와 미래를 우리 모두가 함께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에 한국어학당 강사들과 연대하며, 아래의 입장문을 원우 여러분들께 공유합니다.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한국어’를 가르치는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한국어를 공부하게 된 동기를 묻자 한 서양 학생이 이렇게 대답했다.

“선생님, 한국어는 발음이 정말 아름다워요.”

발음이 아름다운 한국어, 내 자신이 한국인임에도, 오랫동안 한국어를 가르치면서도 느끼지 못했던 사실이다.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 훈민정음'은 세종대왕이 한글에 붙여준 이름이다. 백성들의 문자 생활에 대한 불편함을 딱하게 여겨 만든 애민 정신의 산물이다. 이렇듯 창제 원리에도 사랑이 담겨 있는 글과 말이 바로 한글, 전 세계인들에게는 한국어이다. 우리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에게 아름다운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어 선생님이다.

 

아름다운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어 선생님의 삶도 아름다운가?

아니다, 실상 우리는 시간당 시급을 받는 시간 강사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동안 일개 시간 강사로서 일해오지 않았다. 타 기관에 훨씬 못 미치는 시급을 받으면서도 한 시간을 가르치더라도 수업 시간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써 가면서 최선을 다해 수업 준비를 해 왔고 수업 시간이 끝나더라도 선생님의 옷자락을 붙잡고 질문하는 외국인 학생들에게는 쉬는 시간을 기꺼이 내어주며 궁금해하는 답답함을 풀어주었으며,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들이나 외국 유학 생활에 지친 학생들을 안아 주고 달래 가며 수업을 이어 왔다. 내 몸이 아파도, 혹은 가족이 아파도 미소를 지으며 학생들과 수업을 했다. 학생들 사이에서 감정노동을 하면서도 우리의 일에 가치를 느끼며 소명의식을 잃지 않았다.

 

아름다운 한국어를 가르치는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은 과연 아름다운 기관인가?

그뿐인가? 이 모든 것을 감내해가며 수업을 하면서도 기관의 교재 개발과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강요에 의해 원치 않는 연구를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기관에서는 그동안 한 번도 안 했으니 이번에는 꼭 해야 한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으며, 이로 인해 강사들은 수업 시간 배정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반협박에 시달리며 울며 겨자 먹기로 연구에 참여해야 했다. 우리는 기관을 위해서 많은 것을 희생했고 우리들의 젊음과 열정을 바쳤다. 하지만 한국어학당의 교재 연구 예산과 집필 기간은 터무니없고 근거도 없으며 주먹구구식이었다. 예산을 줄이기 위해서 현실성 없는 집필 기간을 정해 놓고 연구비 또한 쥐꼬리만했다. 우리는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는 톱니바퀴의 부품 마냥 정해진 기한 내에 결과물을 쏟아 내야 했다. 집필 기간이 끝나고 한참이 지난 후에 교정을 봐야 했지만 어처구니없게도 연구비에는 교정비가 책정되어 있지 않았다. 노조가 생기고 이러한 불합리한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니 교정비를 줄 수 없으니 보고 싶지 않으면 교정을 보지 말라고 한다.

정말 통탄할 노릇이다. 과연 ‘2020 대한민국 교육산업대상’에서 ‘외국인 한국어교육 부문 대상’을 받은 대한민국 최고의 한국어 교육 기관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이란 말인가?

당연히 지급해야 할 교정비를 주지 않으려고 교재의 질을, 수업의 질을 볼모로 삼고 있는 셈이다. 60여 년의 전통을 지닌, 외국인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한국어 교육기관인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은 과연 아름다운 기관인가? 부끄럽다 못해 서글프다.

우리는 아름다운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어 선생님이다. 우리의 요구가 지나친 욕심과 탐욕에서 비롯된 것인가? 우리의 요구는 생계를 위한 절실함에서 기인함이다. 우리는 학생들을 가르치며 이전과 다름없이 소명의식을 가지고 일하고 싶다. 그것을 위해 기본 생계가 가능한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 달라는 것이다.

 

현실성 있는 연구 기간과 합당한 연구비를 책정하라.

생계 유지가 가능한 임금안을 제시하라.

 

민주노총 전국대학노조 연세대 한국어학당 지부/ 연세대학교 대학원 총학생회 스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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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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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gradyonsei2) 2021-07-06
    *관련한 연세춘추 기사를 원우 분들께 공유하여 드립니다.
    http://chunchu.yonsei.ac.kr/news/articleView.html?idxno=27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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