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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우기고]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 강사로 살아간다는 것

  • 관리자 (gradyonsei2)
  • 2021-06-25 12: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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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우기고 두번째]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 강사로 살아간다는 것

 

 

  대학 시절 나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어교육이라는 가슴 뛰는 세계를 접하고 이 일을 업으로 삼고자 열심히 공부하고 치열하게 준비했다. 그 결과 국내 최초이자 최고의 한국어교육기관인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의 강사로 일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는 학생들을 만나고 수업을 준비하는 일이 마냥 설레고 즐거웠다. 그러나 그러한 설렘과 즐거움의 이면에는 불편한 어학당의 현실이 존재했다.

 

  연구 기관이자 교육 기관인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에서는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당연하게 수행되어야 하는 일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강의 준비뿐 아니라 학술대회 준비 등 각종 행사에는 많은 강사들이 무보수로 동원되었다. 나 또한 입사 초 학술대회의 필요 인력으로 동원된 적이 있다. 큰 학술대회이다보니 어학당 강사들 이외에도 일반대학원 대학원생들이 같은 업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학술대회 업무를 한 대학원생들에게는 일정 보수로 지급되었으나 한국어학당 소속 강사들에게는 재계약에 필요한 봉사점수 1점으로 돌아왔다. 같은 업무를 하고도 누구는 대학원생 신분이라는 이유로 보수를 지급받고 누구는 어학당 강사라는 이유로 무보수로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납득하기 어려웠다. 이 외에도 당연하지 않은 일들이 너무 많았지만 모든 것이 오랜 시간 너무 당연하게 이루어져왔다.

 

  다행스럽게도 2년 전 강사 노조가 결성되었고 강사들은 부당함과 불합리함에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 현재 한국어학당 강사들의 임금은 타 기관의 60% 수준이며 13년차부터 호봉 상승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최소 관련 분야 석사 학위를 소지한 145명의 강사들은 최저 임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강사 노조에서는 임금 강의료 인상과 오랜 시간 무보수로 해 온 강의 외 노동 시간 인정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가 결성된 이후 2020년부터 학교 측과 19차례에 걸쳐 학교 측과 단체 협상을 진행해왔으나 학교 측 교섭위원들의 불성실한 태도와 무관심으로 중요한 협약은 체결되지 않았고, 얼마 전 본교섭에서도 학교 측은 여전히 시간끌기식의 태도를 보였다. 이런 와중에 어학당 수입의 일부가 건축 비용으로 사용된 미우관 건축이 완공되었다. 강사들의 피와 땀, 눈물이 서린 발전기금으로 지어진 미우관 봉헌식에서 강사들은 학교 측에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투쟁을 진행하기도 했다.

 

  학교 측은 국내 최초이자 최고의 한국어 교육기관이라는 명성이 부끄럽지 않게 하루 빨리 강사들의 처우 개선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학교 측에 대한 투쟁으로 어학당 강사들은 한 달이 넘게 피켓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강사들의 투쟁은 비단 145명의 강사들의 문제만은 아니다. 145명의 한국어학당 강사들, 나아가 동종 업계의 한국어 강사들과 한국어 교육을 꿈꾸는 대학원생들에게 보다 나은 미래가 있기를 기약하며 묵묵히 싸워나갈 것이다.

 

 

※ [원우기고]는 원우님의 생생한 목소리를 싣는 공간입니다. 총학생회 메일(ysgsa@yonsei.ac.kr)로 대학원과 대학원생에 관련된 주제의 글을 보내주시면, 심사를 거쳐 <대학원생 소식> 게시판에 업로드하고, 소정의 기고비를 지급합니다. 기고는 익명, 실명 모두 가능하며, 관련된 문의가 있으시다면 메일을 부탁드립니다. 원우 여러분의 다양한 목소리들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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